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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잘 쓰려면 언어부터 배워라…기업들 인재상 뒤집혔다, 왜
작성일 2026.5.23조회수 62

논리학이 필요한 AI 시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IT 기업 회의실. 팀장 박모(42)씨는 팀원 세 명이 제출한 보고서를 살펴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만간 출시할 신규 서비스 기획안 초안을 생성형 AI를 활용해 작성해 오라는 과제였다. 사용하는 AI 모델도, 주어진 시간도 동일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딴판이었다. “두 명이 제출한 보고서는 인터넷 자료를 그대로 복사해온 듯한 뻔한 내용이었어요. 반면 한 명은 시장 분석, 경쟁사 비교, 리스크 시나리오까지 논리적으로 정리된 자료였고요.”

 

박 팀장은 “원인을 분석해 보니 기획안의 퀄리티를 좌우한 건 팀원의 ‘질문 능력’이었다”고 말했다. 두 명이 모호하고 간단한 질문만 던진 데 비해 나머지 한 명이 AI에 입력한 명령어는 훨씬 구체적이고 명확했다. 사전 준비도 달랐다. 그는 먼저 회사 내부 자료를 AI에 학습시켰다. 자사 플랫폼의 월간 이용자 데이터, 연령대별 이용 패턴 분석 보고서, 지난 분기 고객 이탈률 통계 등이었다. 그런 뒤 질문 포인트를 꼭 짚어서 지시를 내렸다. “너는 5년 경력의 IT 서비스 기획자로 월 이용자 10만 명 규모 플랫폼에서 신규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해. 주 이용층은 30대 직장인이고 경쟁사는 A·B사야. 이를 모두 감안해 시장 규모, 차별화 포인트, 예상 리스크 순서로 초안을 작성해줘.”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이 업무상 AI의 도움을 받을 만큼 AI 활용이 일상화된 시대. 하지만 실제 체감지수는 사뭇 다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무엇보다 같은 AI 도구를 쓰면서도 누가, 어떻게 질문하고 지시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AI 도구는 넘쳐나는데 제대로 쓸 줄 아는 직원은 의외로 드물다”는 현장의 하소연도 적잖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식과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현실 속에서 단지 ‘앤서링(answering)’만 얻어내면 되는 수준을 넘어 최대한 의미 있는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업무 성패를 가르는 ‘퀘스처닝(questioning)’의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간 생략)

 

 

기업들이 최근 논리적 글쓰기와 문해력 향상 등 인문학적 소양 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대형 컨설팅업체에서 AI 컨설턴트로 일하는 정모(34) 매니저는 “요즘 현장의 공통된 고민은 같은 AI를 쓰면서도 유독 젊은 신입 직원들의 결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평소에도 AI를 즐겨 활용하고 조작 능력도 기성세대보다 훨씬 뛰어난 세대지만 일상적인 단답형 대화에만 익숙해져 있다 보니 정작 체계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은 매우 낯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최재식 KAIST 교수는 “질문이 모호할수록 AI 할루시네이션(환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같은 취지의 질문이라도 문장이 논리적이지 않고 맥락도 없고 표현도 두루뭉술하면 AI는 가장 평균적이고 그럴듯한 답변을 마치 정답인 것처럼 내놓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기업들이 AI 교육의 무게중심을 실무 기능 중심에서 논리적 글쓰기로 옮기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라는 설명이다.

 

이는 과거시대부터 이어진 논리학·수사학의 핵심 논리와도 맞닿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도 코딩 능력이 아니라 국어 실력이 성패를 가르는 시대가 됐다”며 “이공계 인재도 문해력과 인문학 소양을 갖춰야 AI 시대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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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동욱 기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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